시애틀 출신 김소희 시인, 제1회 ‘동주해외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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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출신 김소희 시인, 제1회 ‘동주해외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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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가진 사람들의 따뜻한 물주머니 됐으면 좋겠다”


시애틀 출신 김소희 시인, 제1회 ‘동주해외신인상’ 수상

현재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


시애틀 출신의 김소희 시인이 계간 <시산맥>에서 공모한 제1회 ‘동주해외신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해외에서 우리말로 시를 쓰는 신인 중 뛰어난 신인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올해 첫 수상자를 냈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흰 코끼리 같은 언덕>이 대상을 통한 비유적인 문장력과 ‘당신과 나’를 통해 인간관계의 갈등을 내밀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을 높이 평했으며, 더불어 사물과 세계를 연결해 나가는 발상과 발견이 제법 진지하고 지혜롭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미 제10회 ‘시애틀문학상’과 2018년 ‘미주 중앙일보 신인상’을 수상하여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한, 김 시인은 ‘나의 시가 땅바닥에 주저앉아 한 번쯤 울어본 추억과 상처를 가진 사람들에게 따뜻한 물주머니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시를 쓰겠다’고 앞으로의 다짐을 소감으로 밝혔다. 

더불어 제5회 ‘동주해외작가상’엔 플로리다의 한혜영 시인이, 제5회 ‘동주해외작가특별상’엔 텍사스의 손용상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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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코끼리 같은 언덕* 


김소희 


아픈 냄새를 닦아내는 흰 코끼리가 있었다


창밖 재구름을 모두 베어버려

반짝이는 언덕 어디에도 거짓은 없는 줄 알았다


나를 벗은 옷이 생각을 걸어놓은 좁은 방

옷은 주머니 속, 아픈 것을 넣어두고 잊었다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도 마음은 쓰였다


언제부터 바람을 빼내야 오래 걸을 수 있다고 믿은 걸까

공터가 필요한 나는 화이트 샌즈** 언덕으로 향하고

후회는 예고도 없이 머리까지 차올랐다


흰 코끼리 등에 싣고 온 것들로 평평한 타이어를 만들었다

진실은 굴러가고 거짓은 자꾸 주저앉았다


여전히 웅성거림은 집요하게 쫓아왔고

초조한 나는 손을 뻗어

필요한 이야기만을 담아 자리를 떴다


당신이 거기에 없어도

당신이 거기에 있어도

흰색이 자꾸 빠져나가는

흔들리는 거짓말 언덕


굴러갈 때마다 나는 당신을 외면하곤 했다



*헤밍웨이 소설에서 제목 빌려옴.

**텍사스주에 있는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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