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열모 칼럼] 天國과 지옥은 어디 있을까 - 시애틀한인 문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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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열모 칼럼] 天國과 지옥은 어디 있을까 - 시애틀한인 문학칼럼

우리는 어린 시절에 천국과 지옥은 어디 있을까 상상했다. 언뜻 생각하기에 천국은 저 높은 하늘나라에 있고, 지옥은 땅속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천국과 지옥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천국과 지옥은 바로 내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절실히 느낀다. 똑같은 문제도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 천국이 되기도 하고, 지옥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된다.

오늘의 우리 노인들은 지난 20세기의 혹독한 전란과 굶주림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었으니 이러한 사실을 삶의 현장에서 직접 체험했다. 독 같은 독거생활을 할 경우에도 어떤 사람에게는 천국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지옥이 된다는 사실도 목격했다. 즐겁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이 되고, 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지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천국과 지옥은 우리의 <마음가짐> 여하에 따라 생기는 심리적 현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지옥같이 보이는 문제라도 이렇게 천국으로 보이게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그것은 일상생활에서 부딪히게 되는 모든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처하면서 지난날 일상생활에서 축적한 경륜에서 얻어진 결과라고 하겠다. 오늘의 노인들은 지난날의 생활전선에서 터득한 생활의 지혜를 슬기롭게 활용한다면 지옥 같은 어려운 환경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어진다.

지난날에 터득한 생활의 지혜 가운데서도 노후를 천국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요긴한 덕목이 <겸손>이라고 여겨진다. <겸손>이야말로 노후생활을 천국으로 만들면서 품위 있는 노인으로 만드는 기본 요건이라고 감히 단언하고자 한다. 마음이 겸손하면 모든 사물이 긍정적으로 보이고,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 천국으로 여겨져 활기가 넘쳐날 것이다. 겸손한 노인은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라”는 격언대로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조용히 듣기만 하고, 돈에 아무리 궁해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겸손하면 매사가 천국으로 보여 짜증 낼 일도 없을 것이니 표정도 맑아져서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될 것이다. 겸손한 노인은 또한 자기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며, 설치지 않고 잔소리도 없이 온유하고 너그러운 어른으로 대접받으면서 여생을 천국으로 만들 것이다. 겸손한 노인은 젊은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게 되어 활동 범위가 다양해질 것이다.

겸손한 노인은 노욕(老慾)도 생기지 않아 심성이 맑아지기 때문에 아름답게 늙을 뿐만 아니라 사리판단을 정확히 내릴 수 있게 되어 존경받는 어른으로 대접받을 것이다. 욕심을 버리면 특히 노인들이 쉽게 당하는 사기에 걸려드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맑은 심정으로 처세한다면 아무리 늙어도 친구가 많이 생겨 노후에 가장 무서운 고독감도 느낄 겨를도 없이 활기찬 여생을 즐길 수 있어 건강까지 저절로 따라와 천국 같은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지난날 무더운 여름철에 친구들과 함께 높은 산에 오르다가 천국과 지옥의 경계선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사실을 체험했다. 가파를 산길을 오르다 보니 수통의 물이 어느새 반밖에 남지 않아 “이것 야단났다”며 당황했다. 이와 같이 속으로 걱정하다가 생각을 바꾸어 “그렇게 많이 마셨는데 아직도 반이나 남았으니 다행이라”고 여기니 마음이 편해졌다. 같은 문제도 이렇게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우리 노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체험하게 된다.

우리 노인들은 아픈 곳이 여기저기 생기기 마련인데 이 경우에도 “이것 큰일 났구나” 하면서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스스로 지옥을 만드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이 나이에 당연히 생기는 병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아무리 병고에 시달려도 마음은 편해질 것이다. 이와 같이 똑같은 문제에 부딪혀도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 천국이 되기도 하고, 지옥이 된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된다. 

오늘날 100세 시대가 우리 앞이 성큼 다가왔는데 이 100세 시대가 우리 노인들에게 축복이 될 것인지 불행이 될 것인지 망설이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마음가짐> 여하에 따라 천국이 되기도 하고, 지옥이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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